지구 생명체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바로 '핵' 작성일Date: 2016-11-0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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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명체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바로 '핵'
대한민국에서 발아한 세계생명헌장, 2016 월정사 국제컨퍼런스
16.10.18 10:39 최종 업데이트 16.10.18 10:42 이상훈(muusim2)
2016년 10월 1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2016 월정사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회의의 주제는 '생명다양성을 넘어 생물존엄성'(Toward Life-Sanctity beyond Biodiversity)이었는데, 월정사의 정념 주지 스님과 원불교의 이선종 종사가 인사말을 했다.
이어서 김영호 한국학중앙연구원 석좌교수와 김용복 아시아태평양 생명학연구원장이 기조강연을 했다.
▲참석자들은 1864년 재간된 대동여지도를 프린트한 현수막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희생된 생명체를 위해 기도했다.
ⓒ 이상훈
김영호 석좌교수는 '어린 왕자'에 나오는 "나는 장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구절과 흥보전에서 제비 다리를 고쳐주는 흥보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식물과 동물들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한국의 생명.평화 사상과 4대강 재자연화운동, 제주 강정항 개발반대운동의 사상을 흡수해서 새로운 생명헌장이 제정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용복 원장은 핵무기, 신자유주의, 유전자조작 등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이어서 김용복 원장은 "식물과 동물에서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불교 기독교 가르침의 전제 위에서 새로이 함께 사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주제 발표가 진행되었다. 리하르트 메르그너씨(독일 '지구의 벗' 정책관)는 2015년에 출간된 프란체스코 교황의 교서 <찬미받으소서 (Laudato Si)>에 나오는 "삶 그리고 생산과 소비양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필연성을 깨닫는 일, 그것은 인류가 떠안아야 하는 소명입니다"라는 구절을 소개했다.
곧바로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국가권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공동선을 지향하는 종교단체, 환경단체, 언론단체와 학자들의 국제적인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레고르 볼브링 켈거리 의과대학 교수는 실시간 화상회의를 통하여 "생물 다양성 협약을 뛰어넘는 새로운 생명담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생명존중이란 너와 나라는 자타(自他)의 구별을 넘어서 상대방의 고통을 내 몸으로 느낄 수 있을 때 가능하다"라고 강조하면서 "인간의 폐쇄적 욕망을 넘어 감사를 토대로 서로 의존하며 살아가는 생명의 그물망 의식을 우리 사회에 안착시키는 데에 생명포럼이 커다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윤용택 제주대 교수와 정민걸 공주대 교수가 작성한 세계생명헌장 초안을 임학태 강원대 교수의 사회로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용택 교수가 발표한 세계생명헌장 초안의 전문(前文)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였다.
"인간은 모든 생명체들이 속한 지구 생명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35억년 전 지구에 생명이 탄생한 이래 생명의 다양선은 증대되어 왔고, 천재지변 등으로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있었으나 자연은 스스로 다양성을 회복해 왔다. 하지만 지금 인간의 무지와 탐욕 때문에 지구는 회복이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진행되는 생명의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이러한 생명의 위기는 곧 인류의 위기가 될 것이며 스스로 지혜로운 존재라 칭한 호모 사피엔스의 영원한 수치가 될 것이다..... 현세대의 집착된 쾌락을 위해 생명체와 생태계를 파괴하며 미래 세대가 희상되도록 하는 것은 죄악이다. 쾌락과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엄청난 자원과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기후변화, 미세먼지, 물 부족, 숲 파괴, 해양오염 등이 위험수준에 근접해 가고 있다.
특히 핵발전과 핵무기는 생명의 존속과 인류의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핵발전 사고와 핵무기 사용에 따른 방사능은 현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게도 엄청난 고통과 불행을 안겨줄 뿐이다... 환경이 오염되고 생태계가 파괴딜 경우 인간도 온전할 수 없다. 생명체들과 생태계의 위기가 곧 인류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인류는 생명을 존중하고 앞선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모든 생명체의 거주처인 지구를 잘 보존하여 미래세대에게 전수해 줄 책임이 있다."
세계생명헌장 초안에 대해서 참석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었다. 법응 스님은 "인류가 자연에 저지른 범죄에 대한 참회와 반성의 내용이 담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선종 교무는 "천지와 부모와 만물협동과 법률의 4가지 은혜를 깨닫고 보은하는 내용이 포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호 석좌교수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만들어가는 과정도 중요하다. 전세계의 다양한 종교인과 학자들이 참여하여 지구인 모두에게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는 헌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영 생명포험 상임집행위원(수원대 교수)은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발표된 초안은 씨앗에 불과하다"면서 "이 초안은 11월 유전자변형작물(GMO)과 관련된 토론회, 12월 종교계 심포지움, 그리고 내년 1월의 시민토론회를 거쳐 수정작업을 한 후에 '서울 대안'이라는 이름으로 2017년 4월에 발표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독일의 메르그너씨가 사회자인 이원영 교수에게 설명하고 있다.
ⓒ이상훈
▲종합토론회 모습(좌로부터 우희종교수, 메르그너 독일 BUND간부, 윤용택교수, 임학태굣, 이상훈교수, 김용복교수)
ⓒ이상훈
▲2016 월정사 국제컨퍼런스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이상훈
회의가 끝난 후에 기자는 2016 월정사 국제 컨퍼런스를 기획하고 준비한 이원영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 세계생명헌장의 의미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UN을 중심으로 생물다양성을 강조해왔지만 생물자원의 이용이라는 경제적 관점에서만 논의했다.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은 인간의 이익을 위해서 중요한 것이 아니고 생명 자체로서 중요하며 존엄하다는 사상을 담은 것이 세계생명헌장이다."
- 지구의 생명공동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인가?
"핵무기와 핵발전이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를 보라. 반경 30km 이내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불모지로 변하였고, 아직까지도 방사능이 대기와 해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의 밀도가 가장 높은 우리나라에서 원전 사고가 한번이라도 나면 한반도 전체가 불모지로 변할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생명의 존엄성과 핵발전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세계생명헌장(안)을 성안하여 2017년 4월 '서울 대안(對案)'이라는 명칭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서울 대안'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 작업을 구상중이다. 그 후 2년간 세계인과 교감하여 서울 대안을 보완하고 2019년 3.1절 100주년에 '세계생명헌장'을 공식 선포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 혼자서는 하기 힘든 작업일텐데 누가 후원하고 있는가?
"불교계에서는 여러 스님이 적극 후원하고 있고, 원불교의 이선종 종사님, 그리고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김영호 석좌교수님, 그리고 그밖에도 많은 분들이 음으로 양으로 후원하고 있다."
이원영 교수는 현재 수원대 교수협의회의 공동대표로서 활약하고 있는데, 이병박 정부에서는 4대강 반대운동을 했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탈핵운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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