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의 대화-144] 안으로부터의 커뮤니케이션 작성일Date: 2017-11-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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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부터의 커뮤니케이션.
프로이트는 그의 역작 [꿈의 해석]에서 사람의 정신 영역을 본능의 지배를 받는 이드(ID), 현실적인 심리의 주체인 자아(Ego), 도덕과 양심에 기반한 이상적인 초자아(Superego)로 구분하고 사람은 욕망과 이상 그리고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투쟁하고 갈등하는 관계에 있다고 했습니다. 위대한 인물은 내 마음의 갈등을 일관된 방향으로 잘 조정해낸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도 바로 이러한 마음끼리의 갈등과 투쟁을 잘 보여주는 사례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순신장군은 임진년(1592년) 1월 1일부터 무술년(1598년) 11월 17일까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매일 일기를 썼습니다.1 그런 장군이 가장 길게 일기를 쓰지 못한 것이 정유년(1597년)입니다. 이 해 이순신장군은 삼도수군통제사에서 파직당하고 한양으로 압송되어 투옥됩니다. 겨우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 4월 1일. 이순신장군의 정유일기는 그래서 4월 1일부터 시작됩니다.
‘더하는 슬픈 마음을 가눌 수 없었던'2 그 날에도 붓을 들었던 것입니다. 무엇이 이순신장군으로 하여금 필사적이라고 할 만큼 일기를 쓰게 했을까요?
난중일기를 보면 장군에게도 이드(ID)적인 측면이 상당히 많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능한 조정에 대한 탄식, 괴이하고 우스운 일을 일삼는 장수들(특히 원균)에 대한 비난이 수시로 나옵니다. 그러나 그 비난의 끝은 늘 ‘국가의 안위와 백성의 고달픔에 대한 염려’이었습니다. 장군의 에고(Ego)는 이드(ID)와 슈퍼에고(Superego) 사이의 갈등에서 늘 후자를 선택했던 것입니다.
이순신장군의 일기 씀은 서로 다른 마음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혼자 거울 앞에서 1인 2역 연기를 해보는 것 같습니다. 탄식과 원망하는 마음을 무조건 짓누른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잡아 국가와 백성이라는 대의를 실현하기 위해 세상에 보내는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이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망국의 위기에서조차 같이 대화할 상대가 없었지만, 자기 내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방향을 설정하고 대외적으로는 일관되게 행동하게 한 것은 아닐까요?
내 마음의 갈등이 일관되게 정리되지 않으면, 행동은 변덕스럽게 되기 마련입니다. 리더의 언행이 일관되지 못하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오락가락 한다면 그 전쟁의 승패는 보나마나 입니다. 이것이 리더가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앞서 안으로부터의 커뮤니케이션을 우선해야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주)
1. 다음날인 11월 18일부터 노량해전이 있었고, 이순신 장군은 19일 전사합니다.
2. 정유년 4월 1일 일기의 한 대목 (출처: 교감완역
난중일기, 노승석, 도서출판 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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